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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사람보다 손이 크다. 우리 가문의 남자들에게 강력하게 유전되는 유전자 탓일게다. 난 그래도 조금 다행인데 내 동생과 우리 아버지는 팔이 엄청 길기까지 하다. 참고로 얘기하면 내 사진과 우리 아버지 사진, 그리고 우리 할아버지 사진은 같은 나이대의 증명 사진을 같이 돌려 쓸 만큼 닮았다. 외향적인 면에서의 유전적인 영향이 꽤나 강력하다는 증거.. 아마도 인자가 우성으로 되어 있는 모양이다.

암튼 내 손은 23센티 정도 된다. 그리고 새끼 손가락의 끝이 네번째 손가락의 첫번째 마디를 넘을만큼 길다. (이건 거의 못 본듯.. 다른 사람은 새끼 손가락이 짧아서 첫번째 마디에 닿지 않는다.) 그리고 엄지 손톱이 엄청 옆으로 퍼져서 넓다. 다른 사람의 거의 두배나 된다. 엄지 발톱도 마찬가지.

손이 이러다보니 요새 나오는 포터블 기기에서 점점 불편함이 느껴지고 있다. 일단 가장 크게 느껴지는 것은 핸드폰이다. 폰은 소형화되고 있는데 손은 그대로니 불편한 것. 비키니폰의 터치를 누르는데 버튼이 잘못 눌려지는 일이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다. 화살표가 양쪽 메뉴사이에 끼어 있는데 그 누르는 면적이 내 엄지 손톱보다 좁아서 조심스럽게 눌러야만 한다 ㅠㅠ 요새는 그냥 와인폰을 살 걸 그랬나하는 후회 아닌 후회를 하고 있다.

디카 또한 컴팩트 디카가 기술적인 향상으로 작아진건 알겠는데 그립이 엄청 불편하다. 손에 제대로 안쥐어진다. 역시 똑딱이는 여성을 위해서 만든건가 보다 ㅠㅠ 제대로 안쥐어져서 사진 찍을 때 엄청 불편하다. 요새 나오는 DSLR을 여자가 쥐고 있는 것 보니 그것도 내가 쥐면 분명히 엄청 불편할 것이라는 감이 팍팍온다. 아무래도 풀 프레임 바디의 큰 사이즈가 필요할 듯.

PMP, MP3 역시 버튼 조작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다.. 어렵다..

그럼 손이 크다는 장점은 어디에 있을까?

뭐 사실 일상사에서 그렇게 장점을 느껴본 적은 없고 다만 기타를 칠 때는 유리하다는 것을 확실히 알겠더라. 코드를 짚을 때 손이 클수록 유리하다. 반면에 손이 작으면 기타를 운지할 때 확실히 불편함이 있다. 글쎄.. 그 이외에는 장점을 그리 느껴본 적이 없다.


점점 포터블 기기는 늘어만 가는데 손이 크다는 것은 어쩌면 장애 아닌 장애로써 걸림돌로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손이 큰 사람을 위한 포터블 기기는 마치 큰 옷 사이즈의 시장처럼 나중에는 소외받는 사람을 위한 시장으로 등장하지 않으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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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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