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들의 인라인구입 가이드 -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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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저는 나이 서른 넘은 초본데 어느 인라인을 사야하는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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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는 많은 인라인이 나와 있지요. 피트니스, 트레이닝, 어그레시브, FSK, 레이싱... 등등.


피트니스급 인라인스케이트는 가장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인라인스케이트입니다. 즉, 한강변을 인라인타고 로드스케이팅으로 달리시거나 설날당일/추석당일 같은때 한산한 도심을 신나게 달리는 용도(이를 '스트릿 스케이팅' 줄여서 '스트릿'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지요) 등등 여러모로 범용적으로 쓰입니다. 대부분의 피트니스는 바퀴를 4 개 달고 있지요. 아, 바퀴를 4개 달고 있는 스케이트 중에 피트니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씩 피트니스처럼 보이는 4륜스케이트 중에도 프로급 선수들이 신는 레이싱스케이트가 있지요.


때로는 달려져있는 힐브레이크를 떼고 피트니스용 스케이트로 슬라럼이라는 묘기를 부리기도 하지요. 요즘은 FSK라는 스케이트도 하나의 종류로 분류되곤 합니다. FSK는 원래 살로몬에서 나온 어반스타일(urban style)의 스케이트 상표명이었습니다. 도시에서 자유로운 스케이팅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Free Skating에서 제품명을 따왔지요. 이후 고유명사가 일반명사화되면서 도심스트릿을 하려는 용도 혹은 계단오르내리기, 레일타기 등이나 슬라롬의 용도로 쓰이는 인라인스케이를 통칭하게 되었습니다. 부츠도 하드한 편이고 길이도 짧은데, 아무래도 나이 서른 넘은 분들이 하시기에는 조금 버거우시겠지요 ? 상당한 고난도의 '어반스타일 프리스케이팅'을 즐기시지 않을 것이라면 일반 피트니스 스케이트로도 '어반스타일'을 맛 볼 수는 있습니다.


트레이닝급은 인라인을 신고 빠른속도로 정해진 거리를 주파하면서 체력과 인라인실력을 키우기 위한 선수입문용쯤으로 보시면 됩니다. 몇 년전만해도 트레이닝급 5륜을 신고달리면 사람들이 '우와아~~'라면서 눈길을 주곤 했었지요. 그리 오래전 얘기도 아닙니다. 2002년도에 살로몬사의 비테시2라는 제품이 트레이닝급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올림픽 공원에 신고다니면 초보분들이 군침을 삼키며 보곤했었지요. 롤러블레이드사의 라이트닝 시리즈도 트레이닝급의 유명한 스케이트입니다.

가끔씩은 트레이닝급 부츠에 레이싱용이라 할 수 있는 고가의 프레임을 끼워타기도 하고, 혹은 그 반대로 레이싱용 카본부츠에 조금 등급이 낮은 트레이닝용 프레임을 끼워타기도 하므로 트레이닝과 레이싱은 그 경계가 확연하게 구분이 되는 건 아니라하겠습니다.


트레이닝보다 좀 더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마라톤이나 트랙 등의 경기에서 좀 더 빠른 기록향상을 목표로하는 인라인스케이트가 레이싱급 인라인스케이트 입니다. 그냥 레이스스케이트라고도 하지요. 부츠 한 족에만 5,60만원이 넘는 카본부츠에 프레임과 베어링 휠을 합치면 100만원을 훌쩍 넘기기 십상인, 프로선수들이나 엘리트아마츄어들 혹은 소수의 인라인 매니아들이 타는 인라인이라고 하지요. 허나, 이도 이미 옛말이 되었습니다. 요즘은 쫌만 탄다 싶으면 레이싱으로들 전환을 하는 사람이 많고, 심지어는 레이싱으로 바로 시작하는 동호인들도 늘어나고 있지요. 이는 몇몇 인라인관련 대형사이트에 분 레이싱바람으로 인라인스케이트의 궁극의 종착점이 레이싱인양 부각이 되어서이기도 하고, 인라인마라톤대회가 빈번히 열리면서 기록단축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이기도 할 것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레이싱이 인라인의 모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레이싱이 인라인의 궁극적이고 유일한 목표가 되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분야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바로 '종(種)다양성'이라고 하지요.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모여서 서로의 영역과 가치를 인정받아야지 말그대로 자연의 참모습을 지켜낼 수 있다는 뜻이랍니다. 그처럼 인라인스케이팅에서도 종다양성이 유지되어져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심심할때 여유롭게 탈 수 있는 피트니스도 중요한 한 분야이고, 나이 어린 동호인들이 몸 다칠 거를 각오하고 멋있는 묘기를 부리는 어그레시브도, 현란한 자태를 뽐내는 슬라롬도 레이싱 못지않게 중요한 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라인스케이팅의 모든 관심이 오로지 레이싱에 집중되는 것은 그리 옳은 일이라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만은, 피트니스나 트레이닝을 타시다보면 자연스레 속도에 대한 욕심이 생겨 레이싱으로 넘어가게 되는 것 또한 인지상정이라 하겠습니다.


이 외에도 묘기(보드로 치면 트릭)를 주목적으로 삼는 어그레시브 인라인스케이트가 있습니다.  위에 말씀드린 FSK보다 더 하드한 부츠와 짧은 프레임, 작은 바퀴를 이용하여 고난도의 위험한 묘기를 부리는 용도로 쓰여지는 스케이트입니다. 흔히 쉽게 볼 수 있는 묘기로는 그라인드(화단이나 분수대 난간위를 스케이트로 갈고 지나가는 류의 묘기), 쉽게말해 점프와 유사한 에어, 파이프 등이 있습니다.


아, 인라인하키 경기를 위한 하키용 인라인스케이트도 빼놓을 수는 없겠지요. 근데 제가 하키에는 영 문외한인지라....(-_ㅡ;)


그렇다면 맨처음 인라인을 시작하는 분들은 어떤 스케이틀 사야할까요 ?


미용과 심신단련, 기분전환과 여가활용을 위해서라면 피트니스급이나 트레이닝급이 무난합니다. 나이서른 넘기면 뼈가 잘 아물지 않는데 함부로 어그레시브형으로 묘기를 부리시기는 좀 그러실테구요,  직장생활과 가장생활이 빠듯한데 언제 인라인 들고 도심을 프리스케이팅으로 질주하겠습니까. 레이싱급을 사셔서 바로 시작하셔도 되지만, 레이싱부츠는 워낙에 발을 고통스럽게 하는 경향이 있어서 괜히 몇십,몇백만원을 들인 레이싱스케이트가 애물단지로 변할 수 있으니 바로 처음부터 레이싱을 선택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라 하겠습니다. 일단은 피트니스급이나 트레이닝급, 그 둘로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게 좀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나는 뼈가 뿌러져도 좋고 직장때려치우고 프로선수로 나서겠다면, 뭐... 어찌 말리겠습니까. -_-;


문제는 피트니스급이나 트레이닝급, 주로 4륜과 5륜으로 구분이 되는데, 이 둘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일단은 4륜을 사셔서 재미를 느끼신다음에 5륜으로 바꾸시는 것이 정석적인 방법입니다. 정석적이라고 표현했지만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경로를 거쳐서 인라인에 재미를 들여서 그런 경로로 업그레이드한다는 얘기일뿐입니다.


4륜에 비해서 5륜이 좀 배우기는 어렵습니다만 어차피 처음부터 새로배우는 거라면 그 어려움의 차이가 그리 크지는 않다 하겠 습니다.(하물며 나이 서른 넘어 배우는데, 무엇이든 아니 어렵겠습니까...) 5륜부터 먼저 타셔도 빨리 적응하고 재미를 느끼시는 분은 6개월 정도만에 여느 선수못지 않게 잘 타시는 분도 있으시고, 4륜으로도 재미를 못 붙이고 장식용으로 쳐박아두시는 분도 있으시지요.


요는, 얼마나 빨리 재밌게 인라인에 재미를 붙이시느냐는 건데, 같이있어 즐거운 사람들이랑 한강변을 땀흘리면서 달리고 난 후, 그늘에 비스듬히 누워서 맥주 한 캔 따먹을때의 기쁨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해질녘 잠실둔치를 출발하여 63빌딩 너머로 붉게 노을지는 장관을 가슴가득 받아안으며 상쾌한 저녁바람을 맞을때의 황홀함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여의도를 출발하여 밤늦게 올림픽대교 하단부에 도착하여 냉면이랑 볶음밥을 시켜먹을때의 그 꿀맛을 한 번이라도 맛보신다면, 이 인라인도 보드만큼이나 중독성이강한 x-game이랍니다.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피트니스나 트레이닝 급 중에서 4륜 피트니스를 살 것인가, 아니면 5 륜 트레이닝급을 살 것인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자분들이라면 4륜을 사시는 것이 좀 더 무난하실 거라고 판단됩니다. 남자분들은 5륜을 사셔서 5륜으로 배우셔도, 기술적으로는 큰 무리가 없다하겠습니다. 다만, 4륜을 사셔서 인라인을 한참 타신 연후에 '아, 정말 내게는 5륜이 필요하구나'라는 판단이 섰을때, 5륜을 구입하시는 것이 보다 더 합리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4륜을 타시다가 5륜으로 업그레이드하시면서 남는 4륜은 굳이 헐값에 중고로 팔지 마시고 세컨으로 집에 두셔도 유용하게 쓰입니다.


비올 것 같은 날이나 험한 길을 로드 뛰실때는, 고가의  5륜은 정비해서 집에 모셔두고 남는 4륜을 이용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중복투자를 우려하실 수도 있겠는데, 4륜 피트니스 중하급 제품을 샀다가 4륜 피트니스 상급을 사면은 중복투자이겠으나, 4륜 피트니스를 사서 열심히 연습 하신후에 롤러블레이드사의 라이트닝이나 살로몬사의 Vitesse같은 트레이닝급을 사시는 것은 지나친 중복투자라 비판받을 정도는 아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4륜 피트니스에서 바로 5륜 레이싱으로 업그레이드 하셔도 큰 무리는 없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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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헬맷과 안전장비는 꼭 사야 하는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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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사야 합니다. 무조건 사셔야 합니다.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특히, 헬맷은 인라인보다도 먼저 사셔야 하는 물품입니다.


다리를 다치거나 팔을 다치면 가족들보다 자기가 가장 슬프지만,머리를 다쳐버리면 가족들이 더 슬퍼할 지도 모릅니다. 이미 머리를 다친 당사자는 이세상 사람이 아닐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 또 가족을 위해서 구비하시기 바랍니다.


재작년에 올팍서 탔을때 일주일에 한 번 꼴로 올림픽파크에 앰뷸런스가 들어오는 걸 목격했습니다. 제가 직접 사고당시를 목격한 사건 중에는, 멀쩡하게 서 있던 어떤 사람이 갑자기 꽈당하고 뒤로 넘어졌는데, 그 일대에 핏물이 홍건히 고이는 걸 본 적도 있었지요. 정말이지 헬맷은 꼭 필요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헬맷을 과신하고 무리한 인라인을 하셔서는 아니됩니다. 미국에서는 인라인과 MTB용 헬맷의 수직충격한도를 시속20마일, 약 32km내외로 봅니다. 그 이상의 속도로 정면충돌시에는 헬맷이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고 하는데, 대개의 경우는 측면으로 충돌을 하니깐 좀 더 여유가 있다고는 하겠습니다만 헬맷을 과신해서 과속을 하거나 위험한 묘기를 부리는 행위는 삼가야 겠습니다.


참고로, MET나 Giro 등에서 내는 최고급의 MTB용 헬맷은 외부충격시에 내부의 발포수지 소재의 완충재가 부서지면서 충격을 흡수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떤 헬맷은 지상 5 미터쯤에서 자유낙하를 시키면 외관은 멀쩡해도 속의 완충재들이, X-ray등을 이용한 비파괴 검사를 해 보면, 그 내부구조가 산산히 뭉개져버린걸 확인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일단 큰 충격을 받은 헬맷을 재활용해서 쓰셔서는 아니되고, 허리높이에서도 함부로 땅에 떨어트려서는 아니됩니다. 이런 맥락에서 헬맷은 가급적 중고로 사시는 것보다 신품을 사시는 것이 낫고, 중고로 파실때는 자신의 양심을 걸고 충격먹은 물품은 팔아서 아니된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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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인라인 사이즈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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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모든 신발류는 아침에 치수를 재어서는 아니되고 저녁에 재셔야 합니다. 하루종일 앉고 서고 뛰고를 반복해서 피가 아래로 몰려 있을때 재어야 하는 것이지요. 구두를 살때도 이 요령은 동일하다 하겠습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저녁늦게 인라인샵에 가셔서 측정기에다 발을 올려놓으시고 무릎과 정강이를 약간 앞으로 숙인 상태에서 자신의 맨 앞 발가락(보통 두번째발가락)까지의 수치에 맞추어사시면 됩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시간이 허락치 않겠지만, 가급적이면 짬을 내셔서 샵에서 꼭 실측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 여의치 않으면 집에서 A4지나 모눈종이를 이용하여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발 뒤꿈치부터 맨 앞부분까지를 재시면 되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모델의 인라인을 신어보시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제조사마다, 또 같은 제조사라 하더라도 모델들마다 발이 편하고 아니 편하고의 차이가 적지않으므로, 제일 좋은 방법은 직접 인라인샵에 가셔서 신발을 신어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인라인도 여느신발들처럼 조금은 늘어납니다. 심지어 단단한 돌덩이같은 카본부츠도 조금 늘어납니다. 피트니스나 트레이닝급의 인라인스케이트부츠는 이너부츠가 있는데, 발묵과 발등을 감싸는 이너부츠의 완충재가 오래타다보면 숨이 죽어서 처음 탈때보다는 덜 조여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됩니다. 외피부분도 앞뒤보다 발볼을 위주로 한 좌우부분, 발등을 덮어주는(끈이 지나다니은 부분) 윗부분은 조금 타면 적쟎이 늘어납니다.


그 점을 고려하셔서 사이즈를 좀 딱 맞는다 싶을 정도로 고르시는 것이 좋습니다. 인라인 내부에서 발이 놀면 고속으로 주행시에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초보분들은 인라인이 발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면 위험할 수도 있으므로 발에 딱맞는 인라인을 고르셔야 합니다. 헐렁한 경우에는 깔창을 두 개 대거나, 두꺼운 양말을 신거나 하는데 그리 추천할 방법은 못 됩니다. 인라인은 주로 여름에 많이 타고 달구어진 아스팔트길을 고속으로 주행하면 대단한 마찰열이 발바닥에 전해지는데, 늘어난 인라인에 발을 맞추기 위해 두꺼운 양말을 신고타는 건 고역이지요. 그러므로 처음에어렵더라도 발이 아프지 않을정도면은 좀 빡빡하게 타시는 게 좋습니다.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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