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본격적으로 인터넷을 하기 시작한 건 96년도에 학교에 인터넷 망이 들어오면서 트럼펫 윈속을 사용해서 접속하기 시작할 때 였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HTTP 기반의 웹브라우저 서비스가 그리 보급되지가 않았고 텔넷 서비스의 기반이 꽤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래서 대학 등지에서 서버를 깔고 BBS나 MUD가 한참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때 당시 기억나는 채팅 서비스는 대구대학교의 마법의 성 BBS였습니다. 접속해서 채팅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했습니다. 상호간의 모두 존대말이었고 욕설이나 이런건 절대 찾아볼 수가 없이 그저 모니터 너머 상대방을 순수하게 궁금해하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얼마 안되는 유저였지만 매일같이 채팅에서 만나서 꽤나 재밌게 놀곤 했죠.

MUD는 금오공대나 카이스트 서울대 등지를 돌아다니다가 최종에는 우리학교 금속공학과 서버에 설치된 한얼이라는 머드에 장착했습니다. 설치한 사람은 박사과정의 형이었고 대부분의 사용자가 전국의 대학생들로 거의 대다수가 석사가 많았습니다. 한번 번개나 오프, 정모를 하면 96년도 당시였음에도 불구하고 유저가 40~60명이었는데도 매달 있는 정모에 40명이 넘게 왔습니다. 그리고 형들이 대다수가 쐈죠. 저녁에 그렇게 모여서 돈은 그리 많이 없으니 찌개에 밥 시켜놓고 술 마시면서 놀다가 겜방가서 스타도 하고 머드도 하고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너무 재밌던 시절이었죠. 다시 그 시절은 이제 돌아올 수 없는 걸까요?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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