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주부터 시작해서 저녁먹고 회사 돌아와서는 회사 앞에 있는 조그마한 운동장에서 미니 축구를 하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골을 가져다가 놓고 3:3, 4:4, 5:5로 축구를 하는 것이지요. 그 전에는 몸 움직이기도 귀찮았고 밥 먹고 뛰면 속이 막 메슥거릴까봐 안하려고 했습니다만 우리 팀 6명중에 다섯 명이 축구를 하니 어쩔 수 없이 뛰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사실 전 운동을 잘하지 못합니다. 이상하게 운동신경이 없달까.. 몸이 뜻하는 대로 잘 움직여주지 않아서 생각해서 억지로 움직여줘야 하는데 생각이 전달되는데 시간 오차가 있으니 잘 되겠어요? 게다가 그렇게 정교하게는 생각해서 못 움직이겠더라구요. 중학교때는 구기보다는 그냥 간단하게 땅에 그림 그려놓고 노는 오징어 육지나 말뚝박기 이런걸 좋아했고 고등학교 올라가서야 축구를 좀 하다가, 슬램 덩크로 인한 농구 열풍과 주변의 충분한 농구 환경, 그리고 작지 않은 키와 괜찮은 점프력으로 농구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대학교 들어가서는 운동을 딱 끊었고 군대에서도 너무나 바쁜 처부 생활로 인해서 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었지요.

인제서야 몸을 좀 움직이기 시작하니 20대에는 한참 안 움직이다가도 움직이면 잘 움직였는데 이제는 온 삭신이 쑤시고 제대로 움직여주지를 않네요. 아마도 다음주나 되어야 몸이 조금 풀려서 원하는대로 움직일 것 같습니다만 다음주에는 또 해외로 나가는지라 쉬어야지요. 뭐 나가서 꽤 걸을테니 완전히 쉬는 것은 아니겠지만요.

축구를 하니 저녁에 더 일찍 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잠까지 부족해지니 아주 낮에 졸리다 못해 멍해질 지경이 되어버리네요. 일찍 자는 것은 꽤 괜찮은 습관이지요. 특히 저처럼 컴퓨터 전자파에 쩔어 사는 입장에서는 말이죠.

일단 축구가 너죽고 나살자는게 아니라 즐겁게 차는 분위기고 가볍게 가볍게 안 다치게 운동하고 있습니다. 저녁에 선선해지기 시작할 때 움직이지 적당하게 땀도 나고 아무 생각없이 공만 찰 수 있다는게 참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늘 뭔가의 생각에 골몰하고 있어서 머리가 쉴 틈이 잘 없거든요.


저녁에는 마트에 들려서 미국산 쇠고기 들어오기 전에 라면 한두박스와 우리집 성찬군이 먹을 아이스크림이나 한 서너통 사갈 생각입니다. 주차만 어떻게든 하면 엘레베이터가 날라주겠지요. 그럼 나가봐야겠습니다.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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