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사람에서 아이템을 팔기위해 열어놓은 노점을 돌다보면 어느정도 비싸다 싶은 아이템들은 게임상에서 표시할 수 있는 최고가를 적어놔서 살 수 없게 한 다음 "제시"라고 적혀있다. 이는 1:1 대화를 통해서 흥정을 한 다음 직접 거래로 팔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참으로 흥미로우면서도 모순적인 인간 심리를 가지고 있다. 파는 사람은 어떻게든 더 비싸게 팔겠다는 심리와 사는 사람은 어떻게든 더 싸게 사보겠다는 심리가 있고 이것이 충돌하는 과정인 것이다.

와우는 경매장 시스템을 이용해서 이러한 모순을 어느정도 해결했지만 경매장이라는 고난이도의 시스템이 도입되지 못한 한국 게임에서는 결국 노점과 1:1 거래라는 물물거래에 가까운 현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여기 시세가 100만 골드인 아이템을 누군가가 제시로 팔고 있다고 해보자. 판매자는 사실 처음부터 100만골드 이상으로 팔 생각을 가지고 있고 시세도 어느정도 알고 있지만 제시로 해놓는다. 또는 판매자는 시세를 실제로 모를수도 있다. 게임상에서 시세를 안다는 것은 그 게임을 반 이상 이해한다고 봐도 될만큼 게임상에서 가장 중요하지만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이기 때문이다. 구매자는 시세를 아예 모르거나 아니면 알지만 싸게 사보려는 사람이다.

구매자는 처음에 2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현명한 구매자는 지금까지 제시로 얼마나 나왔나요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지금까지 나온 가격을 알아보는 동시에 판매자가 어느정도의 가격을 원하는가 감을 잡아보려는 행위이다. 아직까지 나온 가격에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에 팔지 않은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매한 구매자, 또는 사기를 치거나 한탕을 노려보려는 구매자는 아예 가격을 후려친다. 100만골드를 10만 골드를 불러버린다거나 25만 골드를 부르는것이다. 이 방법은 놀랍게도 종종 먹힐때가 있는데 이는 판매자가 시세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가격에 대해서 판매자가 알려줄 경우 대부분은 예의바르고도 현명한 대화를 통해 윈윈하는 방향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가 많거나 적절한 선에서 거래가 중단되므로 이 경우는 넘어가도록 하자.

가격을 후려칠 경우에 대해서는 판매자가 아예 말을 무시하거나, 화를 버럭내거나, 모르고 팔거나 3가지 경우디ㅏ. 그러나 이 경우에 대해서도 판매자의 잘못이 큰 것은 처음부터 제시라고 자신이 내걸었고 제시는 어떤 가격이든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판매자 입장에서는 적정 가격에서 훨씬 높은 가격을 불러주는게 매너라고 생각하겠지만 구매자 입장에서는 더 낮은 가격을 부르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겠는가? 이렇게 모순적인 상황은 결국 극단적인 경우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서 대부분 거래가 성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얼마나 우스운 상황을 만들어내냐면 어느정도 알려진 캐릭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생소한 부캐를 만들어서 이 부캐를 통해서 장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본캐와 부캐의 연관성을 전혀 드러나지 않게 한 상태에서 다른 계정으로 올려 장사를 하는 것이다. 본캐는 매너있는 게임 생활을 하는 척 하지만 부캐는 온갖 욕질과 사기, 가격 후려치기 등을 일삼는 것이다.

게임상의 시세 동향과 수요를 파악할 수 있다면 적정 자본만 있다면 독과점과 가격 조작이 가능하기에 폭리를 취할 수 잇다. 자유 방임 경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캐를 내세워서 장사질을 하고 어떤 사람은 게임에서 렙업은 하지않고 장사만 하는 사람만 있을정도이다. 하지만 그럴 정도의 재능과 노력이 있다면 현실에서 좀 더 노력해보라고 권유해보고 싶다. 현실에서 장사를 잘 하면 게임상에서는 비교도 안되는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게임상에서는 제시라는 문화보다는 적절한 가격을 붙여놓고 타엽하는 선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지만 "X니지"라는 어떤 게임으로부터 이런 정말 쓰레기 같은 문화가 연유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루 빨리 게임상에서 매너가 일상화되면 좋겠지만 어떻게든 한푼이라도 더 받아보려는 유치한 인간 심리가 앞서는 현실에서는 앞으로도 그건 좀 어려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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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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