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사람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졌습니다.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일상에서는 흔하게 이뤄지는 일입니다만 누군가를 만나 즐겁다는 느낌을 제대로 받아본 것은 마치 아련한 기억이 문득 현실에 되살아 나듯 아주 드문 일이 아닐까 합니다.

간만에 두런두런 이런저런 가벼운 얘기를 하고 같이 골라서 자그마한 선물을 해주고, 그런 선물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만화방에서 각자 다른 만화책을 들고 읽었지만 왠지 책을 보는 모습을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기분 말이죠. 역시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은 나이는 상관이 없는 듯 하네요. 중요한건 사람과 상황인가 봐요.

덕분에 오랫만에 마음의 여유도 찾고 자기 자신도 조금 더 찾아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런 저런 것들을 떠올리며 글을 적는 것도 즐겁구요.


요즘에는 왠지 자신을 잃어버렸달까요.. 주체를 잃어버렸달까요.. 여유와 시간이 있으면서도 뭔가에 계속 쫓기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좀 더 자신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쫓기는 듯한 기분속에서는 그 것이 더욱 어려운 일이었지요. 인터넷에서 RSS 리더로 단편적인 정보를 읽어들이는 것만으로는 자신을 온전히 구성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있었습니다. 떨어져있는 조각들을 주워 몸에 붙여보지만 그것으로는 턱도 없달까요. 책을 읽었지만 자신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오래 가지도 못했습니다.

좀 더 잠을 자고 여유를 가져보기로 했지만 그것으로도 조금 어려운 듯 했습니다. 단지 헤메이는 자신을 좀 더 명확하게 자각 할 수 있게 되었달까요? 명료해진 의식에는 헤메이는 재가 잡힐 뿐이었습니다. 피상적인 일상의 편린 속에서 마치 헤엄치듯 팔을 내저어 보았지만 명확하게 잡히는 것은 없었습니다. 텅빈 가슴은 여전히 메꿔지지 않았고 높은 것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잡히는 것은 없었던 것이죠.

오랫만에 평안을 찾은 지금도 왠지 발바닥이 아픕니다. 쑤시고 저리듯이 아프네요. 아직도 가슴이 텅 빈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마치 목이 간절하게 타는 사람이 물 한 그릇을 마신 듯 지금은 괜찮습니다.

아직은 괜찮은 이 시간에 좀 더 자신을 충만히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좀 더 욕심을 부릴 수 있는 자신이 되려면 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느껴지니까요..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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