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이 먹고 게임 하고 있는것도 좀 부끄럽기는 하지만, 어제 테일즈위버를 하면서 이벤트를 하기 위한 템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이벤트는 잡템을 모으면 상자로 바꿔주는데, 그 상자를 까면 아이템이 나오는 것이죠. 바로 전 포스팅에 해당하는 내용인데요, 제가 꼭 필요로 하는 아이템이 있어서 그걸 위해 열심히 잡템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잡템은 저렙존에서 나옵니다. 이미 중상위 레벨인 저에게는 한대 툭 치면 죽는 그런 몹이죠. 저렙존에 유저는 많고, 몹은 많고, 유저는 흩어져 있어서 몹을 잡기 위해서는 마우스로 클릭질을 해대면서 마구 달려야 한답니다. 저렙존을 헤대고 돌아다니는 꼴불견인 고렙이라고 할까요? 이동 속도도 잔뜩 올려서 엄청난 속도로 달리고 있답니다.

뭐 암턴 이러던 와중의 일이었습니다.

그냥 달리기에는 왠지 심심했달까요? 평소에는 끄고 지내던 배경음악을 오랫만에 켰답니다. 그렇게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던 중 잊고 있던 것들을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죠.

사실 이번 이벤트에서 필요한 것이 쉽게 나오지 않아서 두주간이나 조바심을 하면서 렙업도 팽개치고 잡템을 모았답니다. 처음에는 그냥 편하게 편하게 하자고 생각하고 고렙 잡템을 모아서 하루에 상자 10개씩 까봤지만 원하는 아이템이 나오지 않았어요, 그래서 저번주 주말부터 방식을 변경하고 하루에 40개~70개를 깔 수 있도록 저렙존을 휩쓸기 시작한거죠. 제가 원하는 아이템은 스탯을 보정해주는 아이템인데 교환이 불가능한 아이템이라서 다른 사람에게 살 수 없는 아이템이랍니다. 하지만 그 아이템을 얻기 위한 시간에 렙업을 했다면 그만큼 스탯으로 충당할 수 있는 아이템이예요. 그래도 이벤트는 이벤트 답게 즐겨야 하지 않겠나라는 생각에 시작했던 것이, 시간이 지날수록 본래의 목적을 잊고 초조함속에서 불안해하고 있었던거죠.

좀 더 편하게 생각하면서 즐기라고 만든 이벤트일텐데, 아름답게 만들어놓은 노래하는 숲이라는 맵에서 좋은 배경음악과 풍경을 즐기면서 즐겁게 사냥했어야 하는데 개발자가 애써 만들어놓은건 신경쓰지도 않고 오로지 몹만 콕콕 찍고 있었던 제자신이 조금 한심스러워졌달까요? 잊어버린 여유를 다시 조금 되찾은 기분이란걸까요? 뭐 아무튼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그런걸 깨닫고 나니 좀 더 여유를 찾았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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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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