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정부는 그냥 무시하거나 감추거나 거짓말하거나 하기로 아예 정한 것 같다.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가 “오해"라는 단어다. 오해라는 단어로 모든걸 둘러대고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넘어간다. 어차피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기 때문에 책임은 위에서 져야겠지만 그렇게는 못하겠고 그냥 오해라고 적당히 둘러대고 넘어가면 윗 선에서 다 무마해주니 그렇게 하는 게 익숙해진 모양이다.

분향소 천막을 철거한 게 오해였다고 하지만 그게 오해면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하지 않나? 법적으로 책임을 못 지겠다면 사과라도 해야 할 텐데 그냥 오해였으니 넘어가자는 식이다. 실수였건 고의였건 잘못은 잘못인데 그냥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넘어간다. 하긴 용산 참사도 오해겠지. 농성 장소에 인화물질이 있는 것도 알고 있었고 그것도 많은 양이 있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나중에는 다 오해다. 용억업체 직원도 오해고 모든 것이 오해란다.

일단 오해라고 하면서 미디어법을 어떻게든 6월에 강행 돌파해서 국민들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자 하는 게 목표다. 집시법이 이번에 합헌 판정도 받았겠다. 얼마나 즐겁겠는가? 집시법이 없었다면 정말 할 수 있는 게 없었을 텐데 용하게도 이리저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잘 써먹고 있다. 이번 미디어법 조항도 아마 이리저리 잘 써먹을 수 있도록 애매하게 만들어 놨을 게 뻔하다. 한나라당이 지금의 정국을 돌파하는 방법은 어떻게든 미디어법을 통과시켜서 인터넷과 언론을 완전히 휘어잡는 수밖에 없겠지.

하지만 지금 분위기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은 한나라당이다. 밖에 해일이 밀어 쳐서 집이 무너지게 생겼는데 수도꼭지만 잠그고 화장실의 물만 퍼내면 될 거라고 생각하는 모양..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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