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개설한지 어느새 만 2년이 되었습니다. 1년은 포스팅을 열심히 했고, 1년은 내팽개쳐두었습니다. 내팽개쳐둔 것에 대한 변명은 따로이 없습니다. 뭐 굳이 하자면 귀찮았고, 할말이 없었고, 회사에서 포스팅하고 있기에도 눈치가 보였고, 사진 찍는 빈도수가 적어졌고, 애니 보고 적는 것도 귀찮아졌고, 애니를 보는 수가 줄어들기도 했고, 게임도 해야 했고, 키보드가 중간에 망가져서 이것저것 바꿔댔고 뭐 그렇습니다.

이제와서 갑자기 블로그를 끄적거리는건 트위터 때문입니다. 오히려 트위터가 블로그의 필요성을 역설적으로 깨닫게 했지요. 만육천트윗에 육박하는 중견 트윗인이 되었습니다만, 오히려 트윗을 하다보니 블로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트윗에 던지는 말은 블로깅의 서두에 불과합니다. 이어지는 말을 전개하면서 자신을 사유하고 되돌아보고 통찰할 수 있는 순간이 주어지지 않습니다.

트윗의 목적은 소통에 있습니다. 브레인 스토밍에 가깝죠. 평소에 가지고 있던 여러가지 생각들을 바닥부터 뒤 흔들어서 뭔가를 새로이 조합해서 떠오르게 합니다. 자신이 알고 있었지만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었던 것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깨닫게 해줍니다.

블로그의 목적은 다양하겠지만 크게 정보 전달과, 총체적인 사고의 전달이 되겠죠. 물론 이건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니 사실 제가 직접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쓰는 사람으로서는 무의식적에 자신에 속에 있는 것을 마치 우물물 길어올리듯이 줄줄히 뽑아내면서 스스로를 통찰하게 하는 것이죠.

이제 제가 블로그를 쓰는 목적은 자신을 돌아보고, 제 자신을 비우면서, 사유한 찌그러지들을 여기에 버려놓아야 하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손에 묻은건 어디에 문질러야 닦이지 않습니까? 블로그가 그런 목적이 되는 셈이지요.

여러분들은 블로그를 어떤 목적으로 쓰고 계시나요?

WRITTEN BY
가별이
내가 천사의 말 한다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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